은행나무 전설(미정. 인천부평초등학교 개교 100년사기록물)

-근대사의 흔적, 인천 부평 초등학교를 가다- /글. 권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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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종일 그칠 줄 모르는 함성소리에 귓전이 멍 해 진다. 인천 부평 초등학교 교문에 들어서면 사람이 먼저 나를 반기기 전에 3천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가 나를 반긴다. 그것은 환청이 아니라 눈 뜨고도 보이는 오래 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회상에 나도 모르게 빠져 들게 되는 것 이다. 


 햇살 찬란히 내리쬐는 황금빛 운동장엔 아직도 그 때의 커다란 풍선이 하늘을 향해 팽팽히 솟구쳐 있는 것 같다. 암 수 600년이 넘은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마치, 만국기를 대신 한 듯 이파리를 흔들어 주면 바람도 질 새라 포플러 나뭇가지를 잡고 흔든다.

 그곳은 늘 고요하기만 하다. 사람이 살지 않는 신성한 성역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태양의 여신이 있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유리창에 시선을 떼지 못 할 일이다. 어쩌면, 운동장에 내려와 낮잠을 자다 올라가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은 3면이 건물로 둘러 있어 아늑함과 더불어 운동장으로 햇빛을 모아준다. 햇빛이 빛의 줄기를 따라 모여들고 나면 그 빈자리엔 그늘로 가득 찬다.


 넓은 운동장은 늘 푸름을 준다. 운동장 양 옆으로 우뚝 서 있는 은행나무 때문이다. 어떤 아이들은 은행냄새가 싫은 듯 근처에 오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가을이면 이곳 운동장엔 노란 은행잎으로 가득 넘친다. 바람이 몹시도 부는 날엔 그야말로 장관이 아닐 수 없다. 몇 날 며칠 그 자리에 서 보면 은행잎이 바람에 휘날리지 않는 날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 서면 누구나가 시인이 되고 문학도가 된다.

 

 <600년이 넘은 은행나무 한 그루(숫컷)와 본관교실이 보인다. 우측으로는 도호부청사 및 욕은지와 어사대가 보이고 있다. 인천시 유형문화제로 이 이야기는 글 중간부에 서술하기로 한다>


 개울가에 서면 물소리를 듣고 산에 오르면 나뭇잎들의 속삭임과 새들의 노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예배당에 들어서면 십자가 앞으로 가기 전에 할 일이 있다. 발길을 잠시 멈추고 문 앞에 서서 묵상에 잠기듯 누구나가 은행나무 밑으로 향하여 하늘을 쳐다 보게 된다. 바라보는 시선은 은행나무 꼭대기가 될 것이다.


 황금에 욕심이 없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주렁주렁 열린 은행 알을 보면 언제나 큰 부자가 된 것 같은 풍요로움과 넉넉한 마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마치, 짝사랑 지희, 그 계집아이가 그랫듯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 약을 바짝 올려가며 웃고 있는 듯 내 잎가에도 입 꼬리가 살며시 올라간다.


 보는 것만 으로도 마음이 풍성해지는 것, 물질에 억매여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건네주기도 한다. 한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하늘을 온통 덮어버린 은행잎은 강열한 태양빛을 막아 주기 때문에 아버지의 가슴 같은 편안한 그늘과 같기도 하다.

 


*12월 말일까지 집필함(1회 원고지 3~5장분량)

 편집은 최종 집필후에 이루어집니다.

                   -부평초등학교 67회 졸업생 금포 권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