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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대청봉에서
시 / 향로 선 중 관
차가운 가을비 옷을 적시고
거센 산바람 얼굴을 때리는데
우비 하나 걸쳐 입은 산나그네
대청봉이 웬 말이냐
설악산 봉우리들 운무 속에 몸을 숨겨
빼어난 절세가경 엿 볼 수가 없는데
어디선가 잣까마귀
내 맘처럼 슬피 우네
천둥번개 요란하게 어서 가라 야단인데
무슨 미련 그리 많아 시린 손으로
비에 젖은 표지석을
만지고
또
만지고
08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