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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들 수 없는 세월
月香 조덕혜
세상 모든 것
그대로 남긴 채
이별의 신음도 없이 습관처럼
당연하게 가버린 어제의 해넘이는
정작, 무엇을 꿈꾸다 갔을까?
오늘 여명도
어제와 같은 보폭 걸음마로
다만 기척 없이 내민 야무진 얼굴일 뿐,
날개도 아니 달고
불덩이 열정을 왈칵 토하고 싶어
갇힌 가슴 뚫고 솟아 오른 해돋이는
그 종착역이 어디일지 알고는 있을까?
아직도 너덜너덜
사념 쓰러져 누운 이 공간엔
붙들 수 없는 해넘이도 해돋이도
숨 가쁜 초침秒針 소리로 성급히 달려와
시린 발이 또 부르트고 있다.
조덕혜 시집"-비밀한 고독"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