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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病室 글방
홀뫼 이근모
아내의 병실이
나의 글방이 되었다
장기치료를 요하는 환자라서
처량한 글방하나 차려 놓았다
아내의 하얀 병상 곁에
고통으로 신음하는 소리를 들으며 글을 쓴다
똥을 받아내며
오줌을 받아내며
씻어주고 주무르며
기저귀를 채워주며
저승길 문턱 밑에
어설픈 글방 둥지 하나 틀어 놓았다
고통이 더 심한 밤이 오면
날 좀 안 아프게 하여달라며
날밤 새우는 비명소리에
아예 소쩍새 글방이 돼버렸다
나무꼭대기보다 더 높아
소쩍새보다 더 슬픈 것 같은
고층건물 하얀 병창病窓에
글방 하나 차려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