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에 보이는 카테고리에서 회원을 선택하시면 해당 회원님의 글이 보여집니다.
자신의 글을 쓰고 싶으신 회원님께서는 운영자 혹은 메뉴에 있는 "블로그 카테고리" 신청을 해주세요.
산새와의 나눔
이근모
등산길 정상에 올라가
배가 출출하여
가방을 열고 빵을 내먹는데
예쁜 산새 한 마리가 다가와
빵부스러기를 쪼아대며
발끝에서 나를 빤히 올려다보고 있다
초침의 시간보다 더 급박한 듯
나의 어깨와 무릎주위를 포르르 포르르
애교의 몸짓을 흔들어댄다
그래 이번에는 빵조각을 떼어 던져주니
부스러기는 제가 주워 먹고
자식에게 주려는지
큰 조각은 부리로 물어다가
어디론가 재빨리 날라다 주고는
다시 돌아와 지저귄다
꽃샘추위 차가운 높은 산속
자식 키울 먹이가 여의치 않아
저토록 수단과 요령을 다하여
나에게 절박한 접근방법을 쓰는 것도 같고
나는 빵 한쪽을 남겨주고
그 예쁜 산새에게서 돌아서며
세상사는 일이란 사람뿐만 아니라
동식물들과 다함께
간결한 삶을 나눠야함을 알았다
그리고 때로는
초침 시간보다 절박한 나눔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