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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기도
月香 조덕혜
온몸으로
끌어안고 싶은 가을 세상,
만상 무르익은 향기 날리며
낙엽 휘날리는 길에도 산야도,
곤비한 가슴에도 온통
오묘한 색색으로 물들어가는 우주에서
정작
우린 어떤 색깔로 서서 우주를 빛낼까요?
신의 거룩한 천지창조로
무한히 누리며 살고 있음에
가슴 벅찬
축복의 하루하루 감사한 나날
모두 소중한 그대 님들이여!
우리, 아낌없이 참되게 사랑합시다.
오늘도 여지없이 가고 말 고귀한 시간
부디, 쓰일 곳에 쓰이길
살아 숨 쉬는 자의 이름으로
가을 기도를 합니다.
눈부신 황금의 이 가을도
끝없이, 끝없이 머물진 않을 테니까.
조덕혜 시집"-비밀한 고독"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