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간시인협회" 회원님들의 발표, 미발표된 글들을 쓰시는 공간입니다.(목록에는 마지막에 게시된 글이 항상 표기됩니다)
우측에 보이는 카테고리에서 회원을 선택하시면 해당 회원님의 글이 보여집니다.
자신의 글을 쓰고 싶으신 회원님께서는 운영자 혹은 메뉴에 있는 "블로그 카테고리" 신청을 해주세요.
노을 속으로
詩 / 香爐 선 중 관
서녘에 지는 붉은 노을 속으로
검은 새 한 마리가 빨려 들어갔다.
노을은 붉게 타오르고
새는 재가되어
너풀너풀 춤을 춘다.
저 아릿한 환영(幻影)의 연무(煙霧) 속으로
의식(儀式)으로만 살아 꿈틀대는
이 무디어진 육신을 날리고 싶다.
계절이 오고가고
나뭇잎에 여린 싹이 돋아나도
도무지 요동(搖動)일 줄 모르는
이 굳어진 감성의 돌덩이를
저 노을 빛,
타오르는 심해(深海)에 던지고 싶다.
너풀너풀 춤을 추는 재가되고 싶다.
노을 속으로
노을 속으로.
季刊『역사와 문학』2005.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