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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月香조덕혜
새 색시 눈빛 같은 삼월의 하늘
햇빛은 분명 봄이라 말하는데
햇빛은 마냥 봄이고 싶어 하는데
한 겨울 내
태양은 먼발치에서 야윈 얼굴로
날마다 조신하게 드나들다가
이제야 마음 놓고
화사한 몸짓으로 다가와
뉘에게든 소생하는 꿈이 되련만
사정없이 파고드는 바람아
가슴 시린 꽃샘이려니
몸부림치는 봄 샘이려니 마음 다독이지만
그래도 어쩌다 한번쯤은
모르는 채
그냥 지나 갈 순 없을까?
그렇지, 사나운 바람 없는 봄은
봄의 본성이 아니라니
우리, 그 바람도 함께 보듬으며
봄나들이 하는 거라네.
봄을 꿈꾸고
봄을 기다리는 사람이여!
조덕혜 시집"-비밀한 고독"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