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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과 나비

                                錦袍 권영의


          가야할 때를 알고 떠나가는
          남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꽃은
          나비를 찾지 않는데
          꽃이라는 이름으로
          나비를 부르고
          꽃을 떠나지 못하는
          한 마리 나비는 내가 된다

          봄부터 겨울까지 그 때가
          꽃이 피고
          나비가 꽃을 찾는
          봄이라도 좋고

          입맞춤 못한 나비가
          꽃을 그리워하다
          낙엽 지는 나무 밑에 옷깃을 세우는
          가을이라도 좋고

          낙엽이 그대라도
          내가 낙엽을 떠나 이유가 될 수 없는
          나는 가도
          나비가 꽃을 떠날 수 없는
          더 깊은 사유는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