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새

錦袍 권영의 바보의 가슴에도 뜨거움은 있다. 천년설이 뒤덮어 물이 된 적 한 번도 없었던 머나 먼 그 곳으로 새가 되어 날아가리 차마 내가 갈 수 없는 세상 끝 저 편에 눈이 멀지 않고서야 찾아갈 수 없는 그리운 하늘 알 수 없는 가슴들이 뚝뚝 떨어져 잠들어 있는 빙산에 어느 누군가의 발길 닿지 않은 천년세월 도도한 얼음 위에 뜨겁던 가슴 내어 주리라 깃털마저 뽑혀 나가는 나신의 몸이 되어 침묵을 깨는 소리에 지축이 흔들리면 만년빙이 녹고 내 가슴이 얼어붙는 얼음이라도 좋으리 태고의 벌판에 놓여 진 돌멩이처럼 고통과 쾌락이 감정을 지배하지 않는 분열과 번식의 일련의 과정을 끝마치는 날 홀연히 들려오는 바람소리에 눈 뜨면 봄 길목에 아장아장 걸음마를 걷고 있는 어린 아이가 되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