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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거리

                                                     詩 / 香爐 宣 重 觀



        뿌연 안개 같은 상념(想念)이 밀려온다.
        줄지어 선 가로수도
        자전거 타는 아이들도
        바쁘게 지나는 모든 사람들이
        안개 속을 헤엄치듯
        너풀거리며 걷고 있다

        망각(妄覺)의 강을 거슬러
        다시 찾은 이 거리
        중년(中年)은 그저
        무덤 옆 꿈꾸는 나무처럼
        공허(空虛)를 느낄 뿐
        웅웅거리는 도심의 메아리도
        부쩍 대는 시장통 삶의 아우성도
        자욱한 안개의 허상(虛像)일 뿐이다

        버거운 생(生)의 짐을 안개 속에 내리고
        망각의 강을 거슬러 오른
        이제는 거듭난 중년의 삶
        그 중년이 거니는 시간속 거리는
        눈에 익은 낯선 거리
        잊을 수 없어 몸부림치는
        애증(愛憎)의 거리.

                      『月刊文學』2008. 02월호.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내 발자취가 찍힌 애증의 거리가 
                     아득히 멀게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마음 속에 무엇인가
                    큰 결심을 해야 한다는 걸 잘 압니다.
                    살아오면서 얻은 것들, 남에게 밝힐 순 없지만,
                    그런 것들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