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쓸며

                                        홀뫼   이 근 모 

 

정갈한 새하얀 눈은

온 세상을 덮어주고도

속 깊이 들어있는 쓰레기들을

함께 쓸어내게 한다

 

흙먼지 날지 않게

찌꺼기들을 덮어주고는

정화의 몸을 섞어

말끔하게 치우게 한다

 

눈을 쓸며
쓰레기도 쓸고
뜨거운 입김 솟아오를 때면
콩고물 인절미처럼
온통 거리가 맛 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