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 2

                                                홀뫼  이 근 모 


나는 동장군에 갇혀 있는

유리창 속에서

봄소식 머금은 따끈따끈한 햇살과

꽃 꿈 졸음으로 나긋나긋 취해본다

 

메마른 지푸라기 들녘으로 몰려와

먹이를 뒤져보던 겨울 철새들이

입춘 햇살이 핥아놓은 얼음장 밑으로

투명해진 강물 속살을 드려다 보며

희망 많은 물갈퀴를 비춰본다

 

남쪽에서 다가온 햇살이 내리 핥고

딱 속 지열이 솟아

그 위대한 맷돌질 협공 전략에

동장군이 진창에 빠져 글썽 거린다

그래 누가 뭐래도 나는

기고만장하게 허리를 잡고

봄 마중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