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펄 위에서

 

육지의 오만가지 오폐수를 받아

곱게 정화시켜

생태계를 살찌워 주는데도

깊고 깊은 개펄을 죽이고 있었다

 

파도들이 쌍수를 모아 받들어

해안 개펄을 천만년이나

육지보존을 하여 주었는데도

육지인들은 바다를 가로막아 다 죽이고 있었다

내가 개펄 속에 발을 내딛자마자

개펄은 발목을 잡고 매달려

제발 개펄을 내버려달라 애원이었다

 

나는 참아 발을 뺄 수가 없어

오도 가도 못한 채

밀물이 무릎가지 차오르도록

하염없이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