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이 나무

                                         홀뫼 이근모


나는 등산로 바위틈에

님의 구원수求原樹로 태어나

오르내리는 산행마다

손때가 반들대도록 잡아주는 나무입니다


고즈넉한 산바람 속

총상 입은 삼팔선 나무처럼

남북 마찰음 고독이나 씹다가

상흔傷痕이 드러나도록 삐걱대는 아픔에

따듯한 님의 손길을 잡아봅니다

      

님이여

그대 손끝에서 닳아지는

분단分斷 세월을 모아

헤어보다가 헤어보다가

죽어서도 불꽃 되는 관솔처럼

칠천삼백만 남북 손길 다 잡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