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녹음방초綠陰芳草

                                         홀뫼 이근모


우듬지와 넝쿨과 가지들이

돋아나고 자라

울창하게 에워싸는 여름날의 녹음방초

검푸른 숲에 갇혀간다

구름과 안개 속 아득해져간다


우리 집은 날마다

꽃피고 열매 매달아

곤충들 우글대고 산새 날아와

왁자지껄 요한하다다


뭉게구름 피어오르는 서산마루

저녁노을이 불을 댕겨 놓아

거미들이 마술의 집을 짓고

베짱이가 베를 짜

나는 뒤란과 마당을 오가며

하루살이 쫓는 고추잠자리 춤사위를 헤어보다가

땅거미 발끝에 별빛이 채이도록 서성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