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병실病室

                                                             홀뫼  이 근 모 


병원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 서서

아내의 병실로 가는 층 번호를 누른다

12345층을 지나 6

 

아내의 병실로 가는 층 번호는

이승으로 가는지

저승으로 가는지

아무리 눌러봐도 알 수가 없어

어지럼증으로 떠다닌다

 

죽자 살자 달려온

내 인생 이정표 번호가

아내의 병실로 가는

엘리베이터 전광판에 떠있다

 

나는 고층 인생을 살고 싶어

한때는 무척 애를 써보기도 하였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1층도 오르지 못하고

땅 밑으로 떨어질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