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고향

                                                        홀뫼     이 근 모 


뿌연 들녘 뿌연 산자락이 마주쳐

갈색이 흔들어주는 내 고향

 

마른 검불 마른 풀잎이

끝없이 펼쳐져

삶의 불씨를 살라놓고

타향으로 타향으로 떠나왔다

 

꽃과 초록과 열매들을

갈색 속에 다져놓은 추억

마른 검불 마른 풀잎이

꼬불꼬불 이어진 논밭두렁에

진흙을 묻혀 나르며

신발을 닦아보던 고향 길

 

북데기 불씨로 아름다운 청춘을 살라

활활 타오르던 내 인생이

이제는 늙은 원점으로 돌아오는

갈색 내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