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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속으로

                                                                    詩 / 香爐 선 중 관



서녘에 지는 붉은 노을 속으로
검은 새 한 마리가 빨려 들어갔다.

노을은 붉게 타오르고
새는 재가되어
너풀너풀 춤을 춘다.

저 아릿한 환영(幻影)의 연무(煙霧) 속으로
의식(儀式)으로만 살아 꿈틀대는
이 무디어진 육신을 날리고 싶다.

계절이 오고가고
나뭇잎에 여린 싹이 돋아나도
도무지 요동(搖動)일 줄 모르는
이 굳어진 감성의 돌덩이를
저 노을 빛,
타오르는 심해(深海)에 던지고 싶다.

너풀너풀 춤을 추는 재가되고 싶다.

노을 속으로
노을 속으로.

             季刊『역사와 문학』2005. 봄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