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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언덕에 서서

                                                    시 / 향로 선 중 관




가을이 가버린 언덕 위로
겨울이 오고
추운 그 언덕에 서서 울고 싶다.

당연히 가야 할 것은 가고
와야 할 것이 오고 있건만
보내고 맞는 것은
늘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기에
황망히 지나는 계절,
시간,
사람 사람들,
그것이 늘 아리고 쓰린 것들이다.

세상에는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는 것은 없으니
스치듯 무심히 지나는 것 같아도
지금 내 곁을 맴도는
작은 의미의 존재들 역시
결코 버릴 수 없는 소중한 것들.

사계가 지나고
비오고
눈오고
바람불고
그러다 햇살이 비취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거니 하면서도
모른 척하기엔
가고 오는 것들의 흔적이 너무 깊어.

계절이 비켜 가는 언덕
그 추운 비탈에 서서
가슴이 아린 울음을 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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