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새 

            
  김백

 

하르르 꽃잎 날리네

어디선가

휘파람새 한마리 날아와

꽃잎을  콕콕 쪼고 있네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사랑에게 보내는 분홍꽃편지

꽃잎에 입맞추며

점자편지를 쓰네

 

휘파람새 날아간 뒤

몇번의 봄이 다녀 갔네 

 

아름다운 꽃

아름다운 사랑

마음으로만 볼 수 있네, 휘파람새

어느날

파란 신호등앞에서

앰블런스 불빛처럼 깜박거렸네

 

밤이면 창가에

별빛처럼 내리던  휘파람새 노래소리

그 슬픈 노래소리

더 이상 들리지 않았네

 

-어느 장님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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