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지處女地를 찾아서

                                                                           홀뫼  이근모 



나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숨결만이 있는

처녀지를 찾아 간다

 

미지의 억 광년 속

별들과 속삭여보듯

첫걸음마 아기 손을 잡아보며

말 시늉을 들어보듯

 

바스락거리는 부엽위에

산비탈과 절벽을 오르고

고목의 삭정이 밟히는 소리에 귀 기우려가며

깊고 깊은 계곡 속을 오르내린다

 

구름 그림자를 따라가 보고

아무도 밟아보지 않은

모래성에 자국을 내보며

저 수평선 저녁노을 금빛 길을 따라 간다

 

그러다가 나는

저승에 가더라도

때 묻지 않은 이승의 자부심으로

처녀지에서 온 영혼이라 말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