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한 고독

                    
               月香 조덕혜


  
   함박꽃이 그럴까
   장미꽃이 그럴까 
   찬란하게 번득이는 형상
   그 속엔
   좀처럼 알아차릴 수 없이
   침윤된 독소처럼 철저히 숨어
   몸부림치는 아우성이 살고 있더이다.

  
   가끔은 부서진
   서릿발로 만상에서 새우잠 자고
   시린 기류 끝에서 달랑달랑 흔들리다가
   스스로 제 알 몸 찾아가고 마는
   가엾은 나그네, 
   천지에 구르는 웃음 저 밑바닥에
   진공 포장되어 사는 넌
   그 몹쓸 고독이란 정체이더이다.


 

                                          조덕혜 시집"-비밀한 고독"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