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강 추억

                                                     홀뫼  이근모 


강 건너 그대의 집이 있었지

그대는 강 건너 저쪽

나는 강 건너 이쪽

함박눈 소복소복

단둘이 손잡고 얼음 강 오가며

설경속의 사랑 꽃을 피웠지

얼음 강 두꺼워지면

우리 사랑도 겹겹이 두터워지고

 

그러다가 우수경칩 얼음 강 깨지는 삼월

우리 사랑도 깨져 강물 따라 흘러갔지

만날 수 없는 강가에 마주보며

이별의 손 흔들며 울었지

 

그녀는 저쪽에서

손수건 눈물 적셔 흔들어주고

나는 이쪽에서

소매 깃 적셔 흔들어주고

흘러가는 얼음조각 위에

이별을 산산이 띄워 보냈지

 

옛 임은 떠나가고 없으나

추억속의 옛집은 남아 있어

얼음 강 꽁꽁 어는 겨울이 오면

하얀 외발자국 남기며 찾아가보곤 하다가

 

춘삼월 이맘때면

눈물로 적시고  강물로 띄워  

물무늬 조각마다  손을 흔들어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