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홀뫼  이근모 


예쁜 산새가 곱디고운 꽁지깃 인사하며

처마 끝에 둥지를 틀 때

나는 맨발에 신발을 신고

목련꽃 화사하게 웃는 뜰밖에 나와

나물 캐는 아낙네와 이야기를 나눠본다

 

농사준비 들녘마다 지푸라기 태우는 연기 자욱하고

종달새 지저귀는 아지랑이 속 진달래 동산이 고와라

유람선 띄우는 노랫소리에

겨울철새 날아간 자리엔 은물결 눈부시고

남쪽에서 불어오는 훈풍에

어제보다 오늘이 신명날 때

봄나들이 떠나는 차창 밖으로

머리카락 휘날리는 얼굴들이 고와라

 

아침이면 아우성쳐 들꽃 산꽃 인사 나누며

벚꽃 터널을 나와

복숭아꽃 살구꽃 개나리 울타리를 지나

산 벚꽃 봉우리마다 손뼉 쳐주다가

연둣빛 궁궐 속으로

오월의 여왕님을 안내 하노라면

아 마냥 두근거리는 이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