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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65 연민
여민
12471 2010-07-09
연민 憐憫 엄원용 노을 지는 좁은 들길을 혼자서 걷는다. 수많은 생각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하늘을 온통 회색 연기로 덮어버린다. 길가 가시덤불 옆을 지나가는데 그 속에서 작은 새 한 마리가 깜짝 놀라 푸드덕 날갯짓을 하...  
64 굴비
여민
12279 2010-07-09
굴비 엄원용 여러 마리 줄줄이 묶여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깡마른 몸뚱이에 희멀건 눈이 누런 마분지처럼 말라붙어 나를 노려본다. “이놈 내가 죽나 보라” 어떤 여석의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덜어진다. 슬그머니 가...  
63 인생11
여민
12274 2010-07-09
인생.11 엄원용 인생이 고해苦海라는 어느 현자賢者의 말이 정말인가 봐. 사나운 파도를 헤치고 빠질 듯 빠질 듯 한발로 딛고 서서 아차, 하는 순간 저 깊고 어두운 해저海底로의 추락이 두려워 온 몸으로 허우적대며 겨우 여기까...  
62 여행의 끝
여민
12397 2010-07-09
여행의 끝 엄원용 이름 모를 철길의 끝에서 기차가 끄윽 소리를 내며 멈추자 이내 문이 열리고 손에 보따리를 든 한 여인이 마지막으로 계단을 내려간다. 밖으로 나오기 전에 텅 빈 객실을 한 바퀴 휙 돌아본다. 갑자기 한기가 온...  
61 낙조2
여민
11968 2010-07-09
낙조.2 엄원용 노을빛에 잠긴 회상(回想)은 언제나 서럽다. 저 빛 다하면 어둠의 꿈을 꾸리라 지평선 너머로 시간은 아득히 타오르고 붉게 물든 태양은 서서히 잠기어 간다. 그것을 바라보는 이는 또 누구인가 지나온 하늘만큼이나 먼...  
60 기도
여민
12674 2010-07-09
기도 엄원용 임이여, 늘 겪는 우리의 일상적인 삶이지만 가끔 궂은비 사납게 뿌리고 차가운 눈발 계속 흩날릴 때에는 낮게 드리우는 저 무거운 구름 조금 걷어 주시고 두 손 열어 검은 커튼 사이로 햇빛 환히 비치어 들게 하시며 차...  
59 즐거운 성탄절
여민
10761 2011-12-27
즐거운 성탄절 엄원용 어제 오랜만에 양복 한 벌 사 입었네 오늘 아침 신문에 병원비 50만원이 없어 한 아이가 죽었다 하네 양복 한 벌 한 생명과 바꾸었네 새벽기도 가는 길 하늘의 별들은 유난히 반짝였네 이슬 방울방울 ...  
58 아주 사소한 것들
여민
10888 2011-12-27
아주 사소한 것들 엄원용 우리들의 일생은 아침이면 눈을 뜨고 비바람이 불고 낙엽이 지는 거리에서 서로 다투고 사랑하는 아주 사소한 것들의 연속이지만 번번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안전거리를 무시하고 아침부터 기진맥진하는 ...  
57 숲속의 나라
여민
10735 2011-12-27
숲속의 나라 엄원용 내가 가고 싶은 동화 같은 나라엔 아름다운 숲이 하나 있습니다. 그곳은 아무나 갈 수 없는 퍽이나 먼 곳입니다. 그 숲 속에는 온갖 꽃이 피고 크고 작은 나무가 어우러져 있는 아름다운 궁전이 하나 있...  
56 순이 누나 1
여민
10475 2011-12-27
순이 누나 엄원용 우리 집 옆집에 살던 순이 누나 나보다 다섯 살이나 위인, 얼굴이 배꽃보다 더 곱고 예쁘던 순이 누나 시집가기 전날 우리 집에 와서 내 손을 잡던, 그때 왜 그렇게 얼굴을 붉혔을까 이웃 동네 늙은 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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