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감나무

                               엄원용

 

어머니가 나를 낳을 때 심어 놓았다는

저놈의 감나무는 꼭 나를 닮은 것이

한창 때는 주체할 수 없이

붉은 감이 주렁주렁 달리더니,

어느덧 70년이 지나

내가 병원에 드나드는 동안

저도 어디가 아픈지 꽃도 안 피고

몸통의 일부는 썩어 떨어져 나가고

마른 가지들조차 보기에 안타까운 것이

바람에 겨우 힘겹게 견디고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