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공간 시선 253 /  변형국판  /  128쪽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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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약력

 

1949년 경기도 장단 고랑포에서 태어나 인천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인하대학교 행정대학원 고위행정연구과정을 수료했다.

인천광역시청과 인천관광공사에서 임기를 마쳤으며, 현재 보령 시내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1998년 월간 《문학공간》 신인상을 받고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한국시인연대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시집으로 『찾아가는 길』, 『가슴에 꽃이 필 때』, 『나를 부르는 소리』, 『흙으로 가는 길』, 『인천 사람들』, 『그대는, 혼자가 아닙니다』, 『사랑한다면, 지금 말하라』, 『강물은 나에게만 흐르지 않는다』 등이 있고, 소설집으로는 『대선감질』이 있다.

‘공무원문학상’, ‘한국공간시인협회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시인 서평

 

관리부서에 근무하면서 걸레를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걸레는 까맣게 멍들었다가 어느 날, 꽃처럼 아름다운 미소를 주었다.

나는 주저 없이 그 뽀얀 걸레를 품에 안으며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환한 행복을 캐 내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새까맣게 찌든 걸레가 꽃이 되는 날, 나는 그대의 가슴에 꽃으로 남겠다.

─<시인의 말> 중에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기다리는 나무

 

나무는 오늘도 걷고 싶다

풀풀풀

기다리는 나무

잎새 하나 물고 하루를 산다

나무는 울어야 나무다

솔 끝에서 피우는 꽃

나무는 물줄로 살아간다

태양이 지나간 자리에 작은 불씨

석양의 나문재

알밤

시월 초

시월에 피는 꽃

시월을 모르시나요

가슴으로 채워 가는 둥근 달

강렬한 태양도 적벽赤壁을 뚫지 않는다

꽃잎의 그늘

땅에 떨어져 누운 외로운 씨앗

가을 호수

비가 내리네

가드레일

 

제2부 눈 안의 작은 점 하나

 

눈 안의 작은 점 하나

창이 없는 나라로 나는 간다

무덤 하나를 만들었다

시인으로 살고 싶다

걸레가 꽃이 될 때까지

오일장에 내어 놓는다

걸레가 지나간 자리

스타트의 긴 호흡

힘에 눌리어 피는 꽃

빈자리

앉은뱅이저울에서 짖지 않는 개

빈 술잔

지구가 빙빙 돌아 쏠린다

굴레

걸레 꽃

영혼을 떠나 서 있는 나무

하늘은 있는가

 

제3부 울지 않는 탱자나무

 

자유인

잠자리 옷

이삭을 주우며

산다는 것이 두려울 때가 있다

추워도 세상은 끝나지 않는다

꽃은 비를 맞아도 되는가

상처 지우기

늪에도 길은 있다

바람 빠지는 소리

오늘의 문

그대라면 해내지

울지 않는 탱자나무

누워서도 피우는 꽃

헐렁해진 세상

나를 모함하는 사람에게

분리대

나무가 웃는다

물방울

꼬리연

 

제4부 어머니의 손마디

 

붉은 이름표 달고 서 있는 감나무들

누가 하늘을 높다고 하였는가

나무는 뿌리를 품으며 산다

사랑의 물길

밥 짓는 아침

머무르는 배

메일의 숨소리 들립니까

사랑은 없다

그대는 한 송이 꽃이라오

영혼이 살아 있는 영원한 예술인

오늘은 그대를 잊고 싶다

어머니의 손마디

시월의 숨소리

아, 이제야 알았습니다

수평선 위의 붉은 점 하나

솔잎의 외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