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편지

                 錦袍 권영의                      

 
하늘에 눈이 멀었던 
날고 싶은 새는
버리지 못 할 그리움을 안고
百年自適 흘러가는 구름

새벽달은 하얗게 물들고
고독을 위로해준 이가 외로움을 만들어도 
우리는 결코 서로가
떠난 것이 아님을 안다

지나간 초가을
하늘 높이 날던
기러기 떼의 새까만 눈동자,
수많은 연인들의 발자국 소리로 찾아와
시름하며 잠 못 이루던 
봄, 여름, 가을, 겨울

코스모스 가냘프게 피어 있던 
난지도 멀어지는 하늘 
오래전 만난 정인처럼
새털구름 유유히 억새밭에 내려와
戀慕의 가을 편지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