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대청봉에서

                                              시 / 향로 선 중 관


    차가운 가을비 옷을 적시고
    거센 산바람 얼굴을 때리는데
    우비 하나 걸쳐 입은 산나그네
    대청봉이 웬 말이냐

    설악산 봉우리들 운무 속에 몸을 숨겨
    빼어난 절세가경 엿 볼 수가 없는데
    어디선가 잣까마귀
    내 맘처럼 슬피 우네

    천둥번개 요란하게 어서 가라 야단인데
    무슨 미련 그리 많아 시린 손으로
    비에 젖은 표지석을
    만지고

    만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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