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주는 희망

                                                                 홀뫼 이근모

가을 옷을 훌훌 벗어주는 나무는

나눔으로 함께 살기위해

꼭대기에서 깃발처럼 펄럭이던

마지막 한 잎마저 던져준다

최고봉에 꽂아놓은 산악인 깃발처럼

더 높은 생명세계 승리를 만끽 한다

 

가장 아름다운 옷을 벗어줄 때

기름진 밑거름 되어

지구상의 동식물들에게

풍요로운 잎 열매 잔치를 열어준다

전부를 벗어주는 그곳에는

오는 봄 천의 색깔 꽃눈으로

더 큰 희망을 약속받는다

 

썰물 옷을 벗어주는 바다도 좋지만

구름옷을 벗어주는 하늘도 좋지만

가을 옷을 벗어주는 땅 나무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