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의 봄

                                   엄원용

선암사 뒤뜰 설선당 담장 너머로

가지 뻗은 고졸(古拙) 매화나무 서너 그루

 

겨우내 인고(忍苦)의 소망이 이루어져

가지마다 꽃망울 송이송이 맺혔네.

 

새 생명으로 눈을 뜨는 고운 자태여!

스님들은 어디 가고

경내(境內)는 고요 속에 들려오는 독경 소리 뿐.

 

드디어

사모의 정()이 한 잎 한 잎

연붉은 꿈으로 곱게 피어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