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며

 

오늘처럼 비가 구성지게 내리는 날이면

서러운 가을비 소리에

커피 한잔 가운데에 놓고

나 조용히 그대를 생각한다.

 

춘천 어디에선가 이름 없는 다방으로

비에 쫓겨 들어와

커피 한잔 가운데에 시켜놓고 유리창으로

빗기여 부딪히는 빗소리를 재미있게 들으며

가난을 노래하던 그날의 행복을 추억한다.

 

이제는 그대도 가고, 가난의 아픔도 가버리고

한 해도 기우는 가을바람 빗소리에 섞여

그 시절 그리움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추억한다.

 

혼자서 커피를 마시며 향기 속에서

가난했던 행복이 여전히 녹아 있음을 추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