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원용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일이 있는 것이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기다려 주는
그런 낭만 같은 것이 있는 것이다.
밤새 편지를 쓰고 또 그것을 기다리는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 일이 있는 것이다.
세월이 속절없이 흐른 뒤에
지금 생각하면 그저 그렇고 그런
별로 심각하지도 않은 우스운 일들이지만
기다리고 기다려주던 그 때가 있는 것이다.
컴퓨터가 있고 스마트폰이 있어
밤새 편지를 쓰고 또 그것을 기다리는
그런 거추장스러운 일은 이제
먼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우리가 밤새워 직접 편지를 쓰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기다려 준다는 것
그것은 낭만 같은 즐거운 기다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