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序詩)
      
      
       
                      錦袍 권영의
      
      
      돌아온 봄이 
      꽃보다 아름답다 못내 불러보다 
      봄은 또 봄에 앉아 
      날개 짓 하는 사이에 
      말없이 가겠지 
      
      가는 계절을 아쉬워하며 
      흐르는 물에 파란 나뭇잎 하나 떼어 
      살며시 띄어 놓고 
      오지도 않은 가을을 노래하겠지 
      
      떠난 봄이 그립다고 
      그 이름 또다시 불러 놓고 
      알리도 없는 지난봄을 
      말하자고 하겠지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나 늙고 
      가는 계절의 뒤안길에 홀로 남겨질 
      봄부터 겨울까지 
      남겨진 모든 것 들을 사랑해야지 
      
      꽃 피는 날에도
      사람은 늙고 계절은 가고
      
      
                                2006년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