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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35 어머니의 옷장
여민
14686 2016-12-13
어머니의 옷장 엄원용 어머니가 그러셨다 우리 집 정원에 목련가지 자라듯이 옷장도 자라고, 싱크대도 자라고, 신발장도 자꾸 자라나야 이제는 맨 꼭대기 넣어둔 신발을 꺼내기가 너무 어려워야 나도 어머니만큼 나이가 들었다. ...  
34 부부 43
여민
14679 2012-08-15
엄원용 사랑은 그저 애써 조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날마다 공들여 깎고 또 다듬었다. 그런데 다듬어진 조각은 말이 없었다. 그래서 사랑은 열심히 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말을 하게 되자. 이...  
33 시. 고도를 기다리며 18
여민
14252 2011-12-27
시 고도를 기다리며 엄원용 밤 11시 55분이다. 서울역 대합실 메마르고 황량한 그 차가운 대합실 광장 한 구석 거기에 의자가 하나 고독하게 놓여 있다. 그 위에 한 사내가 길게 누워 있고 그 옆에 또 한 사내가 헌 신문지...  
32 눈길
여민
13931 2016-12-13
눈 길 엄원용 어머니를 땅에 묻고 오던 날 날씨는 얼어붙어 너무 춥고, 싸락눈까지 날려 잡아먹을 듯이 사나웠다. 돌아오는 길에 개울은 얼음으로 덮여 미끄러웠고, 1월 보리밭의 겨울 푸른 싹들은 눈 속에 모습들을 감추고 흰...  
31 빈 소주병
여민
13927 2016-12-13
빈 소주병 엄원용 쓰레기통 옆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빈 소주병 주둥이에서 빈 바람소리가 났다. 막장 같은 어둡고 좁은 골목길을 걸어가던 서러운 주인공이 발에 걸린 빈 병 하나 냅다 차버린다. 대굴대굴 골목길을 굴러가다가 ...  
30 종소리
여민
13874 2016-12-13
종소리 엄원용 더 큰 소리로 울어라 몸뚱이가 부서지듯 그러면 데엥 뎅- 데엥 뎅- 슬프게 운다. 그러다가 자지러지면 흐어엉- 흐어엉- 흐느끼듯 운다. 되도록 깊고 길게 울어라. 데 엥 뎅- 데 엥 데 엥- 흐어엉- 흐어엉 엉-...  
29 봉숭아 꽃물 들이기 15
여민
13699 2012-05-07
엄원용 // 봉숭아 꽃물을 들인 적이 있었지요. 어느 여름밤 시린 달빛 아래 붉은 봉숭아 꽃 한 잎 따서 푸른 이파리를 달빛으로 칭칭 감았지요. 짓궂은 구름은 가끔 으스름 달빛으로 가리고, 그러면 저 달빛 붉은 연정으로 ...  
28 가난에 대하여
여민
13575 2016-12-13
가난에 대하여 엄원용 가난이 무엇인가를 잠시 생각한다. 누덕누덕 기운 옷을 입고 다 떨어진 신발을 끌며 양혜왕(惠王)을 찾아간 장자를 생각한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장자에게 왜 그리 피폐하냐고 물었다. 선비로서 도덕을 알고...  
27 춘란 春蘭
여민
13199 2013-12-12
엄원용 사랑한다는 것은 한겨울 두꺼운 옷을 걸치고 두 손 모아 온 몸 녹이며 그대 입김 한 번 후 불어주는 거니까 그래, 저 두견이도 밤새 슬피 울었거늘 까짓것 언젠가 돌아올 소식 기다리는 것쯤이랴 정말이지 너의 고...  
26 봄밤
여민
13161 2013-12-12
엄원용 누구나 한번쯤은 밤하늘의 별처럼 궁상맞은 꿈 남몰래 가져 볼 수 있는 것이다. 텅 빈 방안에서 잠 못 이루는 때가 있는 것이다. 창밖에 바람 일면 목련꽃 가지 끝에 반달 하나 무심히 걸리고 반다지 창호지에 엷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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