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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45 산사의 밤 20
여민
12865 2011-12-27
엄원용 상왕산 기슭 개심사의 가을 해질녘, 멀리 서해 앞 바다로 뉘엿뉘엿 떨어진다. 지는 해는 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여기 앞 3층 석탑을 마지막으로 비추고는 사라진다. 이제 산사는 고요히 정적 속에 잠들 것이다. 스님 두어 ...  
44 만추(晩秋) 35
여민
12645 2011-12-27
엄원용 // 춘천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북한산 밑을 지났다. 산의 계곡 아래쪽으로는 단풍이 다투어 제 몸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러나 등성이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나뭇잎들은 이미 제 빛깔을 잃고 바람에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43 떡갈나무 아래서 13
여민
13003 2011-12-27
엄원용 겨울 숲속에 가서 보았다. 나무와 나무, 작은 잡목들 사이에서 홀로 우뚝 서서 한 때는 푸른 빛깔로 무성하게 온 몸을 장식하던 저 늙은 떡갈나무가 어느 때부턴가 그 눈부시던 욕망의 빛깔들을 바람에 하나 하나 떨쳐버리고 차...  
42 봉숭아 꽃물 들이기 15
여민
10427 2012-05-07
엄원용 // 봉숭아 꽃물을 들인 적이 있었지요. 어느 여름밤 시린 달빛 아래 붉은 봉숭아 꽃 한 잎 따서 푸른 이파리를 달빛으로 칭칭 감았지요. 짓궂은 구름은 가끔 으스름 달빛으로 가리고, 그러면 저 달빛 붉은 연정으로 ...  
41 베들레헴 교회당 벽 위에 그려진 그림 40
여민
12395 2012-08-15
엄원용 14세기 베들레헴 교회당 벽 위에 이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고 한다. “교황은 준마를 타고 가는데 그리스도는 맨발로 걸어가네.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는데 교황들은 자기들의 발에 신자들의 입맞춤을 받고 싶어 하네...  
40 부부 43
여민
11154 2012-08-15
엄원용 사랑은 그저 애써 조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날마다 공들여 깎고 또 다듬었다. 그런데 다듬어진 조각은 말이 없었다. 그래서 사랑은 열심히 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말을 하게 되자. 이...  
39 허수아비
여민
8518 2013-12-12
엄원용 허수아비의 옷이 벗겨졌다. 들판 가운데 십자가만 덩그렇게 남아 홀로 고독하게 서 있다. 가시 면류관 대신 구겨진 밀짚모자에 찢겨진 옷을 걸치고도 불평 하나 없다. 항상 두 팔을 벌리고 십자가에 못 박힌 채 예수 ...  
38 연출하기
여민
8341 2013-12-12
엄원용 나는 안다. 지금도 누군가 나에 대한 소설을 쓰고 있다. 사소한 일까지 하나하나 기록하면서 한 권의 책으로 엮고 있다. 그는 벌써 나를 두 번 암에 걸리게 했고, 세 번 수술하게 했다. 한 번 이혼하게 했고, 지금은...  
37 수유리의 봄
여민
8454 2013-12-12
수유리의 봄 -4.19 탑 앞에서- 엄원용 해마다 잊지 말자 두견화 곱게 피어나는 봄. 등성이 등성이마다 핏빛 사연 짙게 물들었네요. 바람에 그 꽃잎 떨어질까 이 곳 저 곳 두견이 슬피 울고 있네요. 이제는 그 서러움 모두...  
36 춘산 春山
여민
8400 2013-12-12
엄원용 푸른 산 빛 좋다 하여 먼 산 아지랑이 걷히면 두견화 꽃핀다고 덩달아 뻐꾸기 운다. 이 산 저 산 스쳐가는 솔바람 맑은 정기 이 골 저 골 물소리 세상 티끌 씻어내고 봄 산 한가롭다 산등성이로 흰 구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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