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2

                                                                                                       엄원용

 

노을빛에 잠긴 회상(回想)은 언제나 서럽다.

저 빛 다하면 어둠의 꿈을 꾸리라

지평선 너머로 시간은 아득히 타오르고

붉게 물든 태양은 서서히 잠기어 간다.

 

그것을 바라보는 이는 또 누구인가

지나온 하늘만큼이나 먼 길 걸어왔네.

때로는 황금빛으로 물들고

때로는 검은 구름 속에 몸을 숨겼네.

 

바라보는 만큼이나 황홀한 광경

그 속에 핏빛 머금은 아픔이

외로이 서서 울고 있네.

 

사라지는 아픔. 그리고 회한(悔恨)

 

2008. 7. 29